시작하며
얼마 전 델에서 오랜만에 울트라샤프 신제품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관심이 갔다. 이전에도 울트라샤프 시리즈는 그래픽이나 영상 편집 작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믿고 쓰는 모니터'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번에 공개된 신제품 U2725QE는 사양을 보자마자 '이건 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건 가격이다. 해외보다 국내 출시가가 더 낮게 책정되어 있었고, 환율을 감안해도 이 정도 가격이면 사실상 파격적인 수준이다. 여기에 썬더볼트4 허브와 PD 140W 충전 기능까지 탑재되어 있었으니, 맥북 사용자라면 그냥 허브값만 해도 본전을 뽑는 셈이다.
나도 결국 고민 없이 두 대를 바로 구매했다. 그런데, 막상 설치하고 사용해 보니 예상하지 못한 단점들도 몇 가지 눈에 들어왔다. 겉으로 보이는 스펙만 보고 구매하기엔 실사용에서 체감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언박싱부터 설치, 실제 사용 소감, 그리고 장단점까지 모두 정리해보려 한다.
1. 스펙 구성과 가격 메리트
이번 U2725QE 모델은 사무용, 크리에이티브 작업용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스펙을 갖추고 있다. 27인치 4K 해상도, 120Hz 주사율, IPS Black 패널, 명암비 3,000:1, 그리고 sRGB 100%, DCI-P3 99% 색재현율까지 기본기도 탄탄하다. HDR은 DisplayHDR 600을 지원해 영상 감상용으로도 충분하다.
가장 놀라운 건 썬더볼트4 허브가 내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기능 하나만 따져도 가격 대비 가치는 충분하다. 외부 썬더볼트 독이 최소 수십만원은 하는 걸 생각하면, 이 모니터는 단순한 디스플레이 이상의 역할을 한다.
국내 출시가는 821,000원이지만, 프로모션 쿠폰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는 약 780,000원 수준까지 내려간다. 환율 기준으로 보면 약 1,060원대 계산이 되니, 최근 고환율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가격 설정이다.
2. 설치 과정과 첫인상
배송받자마자 언박싱을 해봤는데, 구성품은 상당히 알찼다. 전원 케이블, DP 케이블, 그리고 썬더볼트4 케이블까지 모두 기본 제공되어 따로 케이블을 추가로 구매할 필요가 없었다. 모니터 스탠드는 조립이 간단했고, 마감도 깔끔한 편이다. 다만, 이전 울트라샤프 모델과 비교해 보면 스탠드 재질은 다소 플라스틱스러운 느낌이 있어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모니터 뒷면 포트 구성은 풍부하다. 썬더볼트 포트는 물론, USB-A, USB-C, DP, HDMI, LAN 포트까지 갖추고 있어 확장성 측면에서는 불만이 없었다. 특히 모니터 좌측 하단에 있는 팝업형 USB 포트는 실제 사용 시 꽤 편리했다. 자주 연결하는 외장 SSD나 무선 리시버 등을 빠르게 연결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설정 메뉴는 델 제품답게 직관적이고 간단했다. 언어 설정부터 밝기, 색온도, 입력 소스 전환까지 별도 설명 없이도 금방 익숙해질 수 있었다.
3. 화면 품질과 색 표현력
U2725QE를 처음 켜고 봤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검은색이 꽤 깊다'는 점이었다. 일반 IPS 패널과 다르게 이번 모델에는 'IPS Black' 패널이 적용돼 있어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대비가 좀 더 분명하게 느껴졌다. 명암비가 3,000:1로 향상된 덕분에 기존 모델보다 블랙 표현이 개선되었고, 어두운 화면에서도 디테일이 잘 살아난다.
색 표현력도 기본 이상은 한다. 델 울트라샤프 라인업답게 출고 시 공장 캘리브레이션이 적용되어 있고, 색 온도나 색역도 기본적으로 정확하게 설정되어 있었다. 특히 DCI-P3 99% 지원 덕분에 영상이나 이미지 작업에 있어 컬러 차이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예상보다 따뜻한 색감이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어서, 처음엔 화면이 약간 누렇게 보였다. 이른바 '오줌 액정'처럼 보일 수 있는 부분인데, 델에서는 눈 보호 기능인 '컴포트뷰 플러스'의 일환으로 색온도를 다소 낮게 설정해둔 것이다.
색온도는 수동으로 조절이 가능하고, 델 디스플레이 매니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여러 프로필을 손쉽게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6,500K에 가까운 중립 색온도를 선호해서 설정을 조정해 사용하고 있다.
4. 자동 밝기 및 색온도 조절 기능
이 모델에는 주변 밝기를 감지해서 자동으로 화면 밝기와 색 온도를 조절해주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모니터 상단에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서, 방 안 조명이나 자연광의 세기에 따라 자동으로 화면이 밝아지거나 어두워지는 식이다.
기능 자체는 꽤 유용하다. 특히 조명이 자주 바뀌는 환경에서는 눈 피로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정밀한 색 작업을 할 때는 이 기능이 오히려 불편하게 작용할 수 있다. 화면이 조금씩 바뀌다 보면 색상이 일정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맥북의 트루톤 기능과 함께 사용하면 색 온도 조정이 이중으로 적용될 수 있다. 맥북과 모니터 양쪽에서 색온도를 따로따로 조정하다 보면 화면 색이 부정확하게 보일 수 있어서, 보통 하나는 끄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5. 120Hz 주사율 – 실사용에서 느껴지는 변화
모니터가 4K 해상도에 120Hz를 지원한다는 건 확실히 반가운 사양이다. 특히 맥북 사용자라면 프로모션 디스플레이에 익숙하기 때문에, 외부 모니터도 그에 맞춰 120Hz를 지원해주는 게 좋다.
다만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이 주사율이 크게 체감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인 문서 작업, 웹서핑, 영상 편집 등에서는 60Hz와 120Hz의 차이를 명확하게 느끼기 어렵다. 빠르게 스크롤을 내리거나 창을 이리저리 움직일 때 약간 더 부드럽게 보인다는 정도의 차이다.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120Hz의 매끄러움이 확실히 느껴질 수 있겠지만, 순수하게 업무용으로만 사용할 경우 이 부분은 생각보다 메리트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6. 포트 구성과 썬더볼트 허브의 편리함
이 모니터를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는 단연 포트 구성이다. 특히 썬더볼트4 허브가 내장되어 있다는 점이 정말 큰 장점이었다. 맥북이나 포트가 적은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텐데, 외장 장치 몇 개만 연결해도 금세 포트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많다.
그런데 이 제품은 모니터 하나만 연결해도 썬더볼트로 충전과 데이터 전송이 동시에 가능하고, LAN 포트와 USB-A, USB-C 등 다양한 포트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굳이 외장 독을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특히 전면에 있는 팝업형 포트는 생각보다 자주 쓰게 된다. 평소엔 깔끔하게 닫혀 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사용할 수 있으니 공간 활용 면에서도 좋았다. SD 카드 리더나 마이크로 SD 슬롯까지 들어갔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현재 구성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7. 단점과 사용 중 아쉬웠던 점들
물론 단점도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색온도 기본값 문제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었다.
- 스탠드 안정성 부족: 무게 대비 스탠드가 조금 약하게 느껴진다. 포트를 연결하거나 각도를 바꿀 때 미세한 흔들림이 신경 쓰일 수 있다.
- 고주파음 문제: 대기 상태나 충전 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후기들이 있었고, 일부 사용자들에게는 불쾌할 수 있다.
- 오줌 액정 현상: 기본 설정 색온도가 낮게 되어 있어, 누리끼리한 화면이 처음엔 거슬릴 수 있다.
나는 고주파음은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조용한 환경에서 민감한 사람이라면 분명 체크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색온도는 앞서 말했듯 소프트웨어로 조정 가능하니, 손쉽게 개선할 수 있다.
마치며
델 U2725QE는 단순히 '좋은 모니터'를 넘어, 사무용과 전문가용 사이에서 매우 훌륭한 균형을 갖춘 제품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썬더볼트4 허브 내장, 다양한 포트 구성, 안정적인 색 재현력 등은 이 가격대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사양이다.
물론 '오줌 현상'이나 고주파음 이슈, 스탠드 안정성 같은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듀얼 모니터 구성까지 고려하고 있다면, 같은 모델을 두 대 동시에 구매하는 것이 색감 차이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지금도 수많은 모니터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델 울트라샤프 U2725QE처럼 스펙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은 많지 않다. 썬더볼트 독 기능이 꼭 필요한 사용자, 그리고 눈이 편한 고급 패널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가전제품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이널 컷 프로에서 프리미어 프로로 전환할 때 알아야 할 점 (0) | 2025.03.28 |
---|---|
로보락 신형 로봇청소기 성능 테스트 – 물걸레, 흡입력, 장애물 회피까지 (0) | 2025.03.28 |
가전제품 사용 설명서 쉽게 정리! 필수 기능과 설정법 (0) | 2025.03.28 |
미생물 음식물처리기 2년 실사용 후기: 냄새·소음·관리까지 전부 공개 (0) | 2025.03.28 |
맥북 화면녹화 완전 정복! 내부 사운드까지 담는 무료 OBS 설정법 (0) | 2025.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