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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 리뷰

전자 기업에서 엔터테인먼트 강자로, 소니의 대반전 스토리

by 우리집 가전리뷰 2025. 3. 20.

시작하며

한때 글로벌 전자 산업을 주도했던 소니는 2000년대 이후 예상치 못한 위기에 부딪혔다. 디지털 전환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데다, 삼성과 LG 같은 경쟁사들의 빠른 성장으로 인해 주력 사업이 연이어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여기에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연속 적자에 시달리며 소니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2023년에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2024년 실적도 기대감이 높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과거의 소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몰락 위기에 처했던 소니는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지금부터 그 과정을 차근차근 살펴보자.

 

1. 한때 전자업계를 주름잡았던 소니의 추락

소니는 20세기 후반 아날로그 기반 전자제품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워크맨, 브라비아 TV, 바이오 노트북 등 당시 기준으로 획기적인 제품들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디지털 전환 속에서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점차 주도권을 잃기 시작했다.

  • 삼성, LG와 같은 경쟁업체들은 발 빠르게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며 TV, 가전,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갔다.
  • 플레이스테이션2(PS2)와 캠코더 같은 일부 품목이 선전했지만, 핵심이었던 가전 부문에서의 부진은 점점 더 깊어졌다.
  • 2007년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실패는 소니에게 치명적이었다.

당시 PS3는 기존 콘솔 기기와는 다른 방향으로, 초고성능을 추구하며 개발됐다. 하지만 너무 높은 생산 단가와 초기 물량 공급 문제로 소비자 외면을 받았다. 본체 판매에서 발생한 적자폭이 상당했고, 회사 전체의 실적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

 

2. 소니를 되살린 선택과 집중 전략

소니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2012년 CEO로 취임한 히라이 카즈오였다. 그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을 통해 소니를 수익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데 집중했다.

🔧 비효율적 사업 축소

  • 수익성이 악화된 TV 사업을 축소하고,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했다.
  • 브랜드 인지도는 높았지만, 수익성 개선이 어려웠던 PC 브랜드 ‘바이오’를 과감히 매각했다.
  • 가전에서 게임·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대폭 전환했다.

🌟 내부 문화 개혁

  • 계속된 적자로 사기 저하가 극심했던 조직 내부의 분위기를 쇄신했다.
  • 수익성이 높은 사업부 위주로 자원을 집중하고,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의사결정 구조를 정비했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소니는 점차 수익성을 회복하며 부활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3. PS4와 PSN, 새로운 수익원의 등장

소니 부활의 신호탄이 된 것은 2013년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4(PS4)의 성공이었다. PS4는 이전과 달리 게임기 이상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 PS4는 뛰어난 성능과 개발 친화적인 환경으로 출시 직후부터 호평받으며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 콘솔 판매 외에도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를 통한 콘텐츠 판매, 구독 서비스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다.
  • PS4의 누적 판매량은 1억 대를 넘어서며, 콘솔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플레이스테이션4와 PSN은 소니 전체 매출에서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으며, 소니의 재도약을 이끄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4.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본격 전환

소니는 게임 외에도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수익원을 다변화했다.

🎬 영화 산업 강화

  • 소니 픽처스는 스파이더맨 시리즈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 웨이 홈’ 같은 작품들은 글로벌 흥행으로 이어졌다.
  •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협업으로 콘텐츠 유통 채널을 다각화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 음악 산업 성장

  • 소니 뮤직은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음원을 다수 보유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 스트리밍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음원 판매와 라이선스 수익 역시 크게 증가했다.

영화와 음악 사업에서의 성공은 소니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5. 핵심 부품 시장 장악, 이미지 센서의 힘

소니는 TV나 PC 등 완제품 사업을 줄이는 대신, 전 세계 스마트폰과 카메라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이미지 센서가 있다.

  •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이미지 센서의 절반가량을 소니가 공급하고 있다.
  • 애플을 포함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소니의 이미지 센서를 선호하며,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 카메라 시장에서도 소니의 이미지 센서는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아, 부품 공급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니는 소비자 대상 완제품 판매 대신, 다양한 기기에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 강자로 자리 잡으며 수익 구조를 한층 안정화하는 데 성공했다.

 

6. 2025년 현재, 소니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히라이 카즈오의 전략적 리더십과 선택과 집중 전략 덕분에 소니는 2015년부터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2017년에는 4,900억엔이라는 의미 있는 순이익을 올리며 부활을 공식화했고, 이후로도 꾸준히 실적을 개선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24년, 소니의 변화를 이끌었던 히라이 카즈오와 후임 CEO였던 요시다 케니치가 모두 퇴임하면서 새로운 경영진 체제가 출범했다. 이제 소니는 과거의 성공 전략을 유지할지, 아니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마치며

소니의 지난 20년은 단순한 기업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서 싸우며 살아남은 기업의 생존기라 할 수 있다. 한때 전자 제품 시장을 지배했던 소니는 디지털 전환 실패와 경쟁사의 약진 속에서 크게 흔들렸지만, 과감한 사업 재편과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냈다.

지금의 소니는 과거 워크맨과 브라비아 TV로 상징되던 전자 기업이 아니다. 이제 소니는 게임, 영화, 음악, 부품 등 다양한 사업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소니가 또 어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